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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매직 키보드 2, 2년 사용후기 및 새제품과의 비교를 통한 내구도 확인

JIMMIT의 IT 리뷰 2021. 4. 6. 06:10

필자가 처음 사용해 본 매직 키보드는 아이맥 프로에 동봉된 스페이스 그래이 매직 키보드 2 뉴메릭이었다. 아이맥 프로 출시 당시에는 스페이스 그레이 버전 매직 키보드는 따로 팔지 않았기 때문에 키보드 자체가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졌다. 검은색 정품 라이트닝 케이블 또한 아이맥 프로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었다. 지금은 정가 기준 169,000 원에 구매가 가능하고 검은색 정품 라이트닝 케이블 또한 동봉되어있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스페이스 그레이 색깔의 매직 키보드 뉴메릭이 실버 색상보다 20,000원 더 비싸다는 점인데, 이는 애플의 자사 제품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단순히 전자제품을 넘어서 고가 명품 혹은 자동차와 같이 감성의 영역까지 터치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키보드 자체로서의 애플 매직 키보드 2는 어떨까? 애플 매직 키보드 2의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2년동안 사용한 매직 키보드의 사용 경험과 새 제품과의 비교를 통해 매직 키보드의 내구도를 알아보자.

1. 2년간의 사용경험

필자의 데스크 셋업

A. 키 구성과 기능

필자는 맥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능적인 면에선 전혀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F1부터 F12까지 배정되어 있는 직관적인 애플 인터페이스 전용 버튼은 볼륨 조절, 화면 밝기 조절, 미디어 제어를 직관적으로 가능케한다. 필자는 숫자를 칠 때 항상 넘버 패드를 사용하는데 일반 매직 키보드와는 다르게 넘버 패드가 붙어있는 것도 매우 편했다. 또한 Fn 키가 왼쪽 컨트롤 키 좌측이 아닌 Delete 키 위에 위치하고 있어 컨트롤, 옵션, 커맨드 키를 사용하기 더 수월했다. 방향키도 정사이즈의 역 T 자로 배열되어 있어 일반 매직 키보드보다 훨씬 편하다.

B. 배터리

여느 무선 사무용 키보드처럼 배터리는 엄청 오래간다. 필자는 타 기계식 키보드와 매직 키보드를 번갈아가며 사용했는데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배터리를 충전한 기억이 별로 없을 정도로 오래 사용 가능하다. 배터리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매직마우스와는 다르게 지극히 정상적인 위치에 충전 포트가 있어 충전을 하며 사용가능하다.

C. 키감

매직 키보드는 펜타그래프 키보드인 만큼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했을 때 훨씬 옅은 키감을 갖고있다. 하지만 키감이 옅다는 것이 타이핑의 구분감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맥북 프로 15인치에 탑재되었던 나비식 키 구조가 아닌 오랜시간 동안 검증된 가위식 키 구조를 갖고있는 만큼 구분감은 충분하다. 한번 매직키보드에 익숙해지면 기계식 키보드의 키감과 부피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키압 또한 적절하여 장시간 사용에도 부담이 없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필자는 회사에선 뉴메릭이 아닌 일반 매직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일반 매직키보드의 키압이 느껴질 정도로 더 강하다는 것이다. 일반 매직키보드는 장시간 사용 시 타이핑이 손가락이 아팠다.

D. 디자인

디자인은 애플답게 그리고 아이맥에 어울리게 매우 심플하다. 키보드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갈수록 높이가 높아지며 백라이트는 없다. 키보드 발은 고무로 되어있어 책상 위에서 밀리지 않고 단단히 고정된다. 아울러 키보드 자체가 매우 얇고 일반적인 키보드와는 다르게 키보드 발을 통한 높이 조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이 매직 키보드를 처음 사용한다면 어느정도의 적응 시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키보드가 얇은 만큼 책상위에 뒀을 때 일반 키보드와 같은 면적을 차지하더라도 느껴지는 부피감을 훨씬 적다. 책상 위가 훨씬 깔끔하고 넓게 느껴진다는 말이다.

2. 언박싱

위에서 설명하였듯이 필자는 아이맥 프로를 통해 처음 매직 키보드를 갖게 되었는데, 얼마전 아이맥 프로를 판매하며 구성품인 매직키보드를 같이 보냈다. 아울러 위에서 설명한 장점들 때문에 매직키보드를 처음 별도로 구매하게 되었고 생각하지 못했던 새 제품과 2년 간 사용한 제품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우선 언박싱 과정을 먼저 보도록 하자.

매직키보드 2 스페이스 그레이

배송을 기다리기 싫어 근처 3개의 리셀러 매장에 전화를 해보았지만 재고가 없었다. 결국 애플스토어에 전화를 하여 재고를 확인하고 전화상으로 바로 구매했다. 픽업은 새로 오픈된 애플 여의도에서 했는데, 예약 픽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야 할 만큼 사람이 엄청 많았다. 포장은 애플 제품답게 매우 깔끔하게 되어있고 상자 크기 또한 딱 키보드 크기로 되어있다.

애플스토어에서 구매했기 때문에 정가 169,000원을 주고 구매했다. 제조연월은 2021년 1월이다.

상자를 옆으로 열면 꽉 찬 매직 키보드를 볼 수 있고 무광 비닐에 감싸져 있다.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인데도 새 제품을 개봉할 때는 기분이 좋다.

키보드 아래에는 정품 검은색 라이트닝 케이블과 설명서가 들어있다.

뒷면에는 애플 로고가 음각으로 박혀있고 매트한 블랙으로 처리되어 있다.

좌측에는 블루투스 수신을 위해 플라스틱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있고 중앙에는 충전을 위한 라이트닝 포트, 오른쪽에는 전원 버튼이 있다.

전원 버튼은 슬라이드 형식으로 되어있고 오른쪽으로 밀어 전원을 켜면 초록색으로 표시된다.

키보드의 전원을 키면 맥에서 매직 키보드를 감지하고 연결 버튼을 눌러주면 자동으로 맥 사용자의 이름의 키보드로 변경된다.

 

3. 새 제품과 2년 사용 제품의 비교

2년 사용한 매직키보드 (상) 새로 개봉한 매직키보드 (하)

기존 매직 키보드를 2년 동안 사용하면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점들을 새 매직키보드를 구매하며 느낄 수 있었는데 바로 다음 두 가지다.

A. 키압의 감소

가위식 스위치 이미지 (출처: Dave2d 유튜브)

새 매직 키보드를 쳐봤을 때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새 매직 키보드의 키감이 확실히 단단하고 흔들림이 없었다. 매직키보드의 키캡 아래에는 러버돔이 있고 이 러버돔이 각 키의 반발력을 만들어낸다. 미세한 차이이기 때문에 사용 중엔 느낄 수 없지만 2년간 조금씩 조금씩 러버돔이 물러졌을 거라 추측할 수 있다.

B. 키캡의 마모

키캡 또한 마모되었다. 손가락이 닿는 부분이 마모되어 얇아진 것이다. 이를 정확히 알 수 있는 키는 스페이스 바였다. 사진 상으로 표현되진 않지만 스페이스바를 쭉 만져보면 손가락이 닿는 부분이 움푹 들어간다. 다른 키들 또한 마찬가지로 추정되나, 기본 키캡 디자인 자체가 중앙이 살짝 들어가 있고 스페이스 바와는 다르게 손가락 하나가 키캡 면적을 거의 다 채우기 때문에 다른 키들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기계식 키보드 또한 2년 넘게 사용하다가 추가로 구매한 케이스가 있었는데 그때는 이런 마모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을 보면, 키 마모가 다른 키보드보다는 빠르게 진행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실 사용에서 불편함이나 기능상의 문제는 없다.

4. 총평

매직 키보드, 특히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은 추천하기가 힘들다. 첫 번째로 명품이나 자동차가 아닌데도 단순히 색깔 때문에 2만 원이 비싸다는 점과 총가격이 169,000원이라는 점 때문에 가성비가 안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니멀한 디자인에서 오는 매우 적은 부피감, 당신의 스페이스 그레이 색깔의 맥과 완벽히 매치되는 색깔, 맥과 찰떡궁합인 키 기능, 넘버 패드가 중요하다면 구매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