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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분실 유형, 150만 원짜리 에어팟으로 알아보자

JIMMIT의 IT 리뷰 2020. 4. 4. 08:38

필자는 에어팟을 너무 좋아한다. 무선의 자유로움, 빠른 충전과 오래가는 배터리, 무난한 음질까지. 자유롭게 움직이며 컨퍼런스 콜을 하거나 이동 중에 노래를 듣는 등, 하루 5시간 이상 에어팟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필자의 에어팟이 150만 원이 넘는 에어팟이라는 것이다.

현재 남아있는 에어팟 상자들


필자는 에어팟 부분 혹은 전체를 7~9회 정도 잃어버렸다. 기억나는 것만 에어팟1 한 쪽 유닛 두 번, 전체 한 번, 에어팟2 케이스 한 번, 에어팟2 전체 1회, 에어팟 프로 전체 두 번이다. 에어팟 전체를 잃어버렸을 때는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며 재구매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선의 자유로움에 익숙해져 에어팟을 포기할 수 없었고, 에이팟을 재구매하며 어느새 최소 150만 원 이상의 돈을 에어팟에 사용했다.

최장기간 생존 중인 필자의 에어팟 프로

 

필자가 수없이 에어팟을 잃어버리거나 잃어버릴뻔하며 경험했던 에어팟 분실 유형을 소개한다. 이 글이 당신의 에어팟을 지키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알 낳는 바지 유형

필자가 가장 많이 경험한 유형이다. 필자는 가방이나 파우치를 들고 다니는 것을 매우 싫어하여 웬만하면 주머니에 핸드폰, 지갑, 에어팟을 모두 넣고 다닌다. 알다시피 에어팟 케이스는 둥글고 두껍다. 그래서 바지 주머니에 에어팟을 넣으려면 앞주머니에 넣게 된다. 문제는 에어팟과 바지 주머니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미끄럽다는 것이다.

필자의 바지가 329,000원짜리 알을 낳고 있는 모습

 

알 낳는 바지 유형이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아무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루에 수없이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빠질만한 위치로 이동한 에어팟은 빠질 때 아무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유형이 가장 쉽게 발생하는 장소는 바로 택시이다. 의자가 낮아 앉았을 때 상대적으로 무릎 위치가 높아져 에어팟이 흘러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의자가 푹신해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주변에 "저기요 이거 흘리셨어요!"라고 말해줄 사람도 없다.

웬만하면 에어팟은 가방에 넣고 다니고,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닐 경우 자리를 이동할 때마다 자신의 바지가 낳아 놓은 알은 없는지 확인하길 바란다.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유형

에어팟 전체가 아닌 케이스 안 유닛을 잃어버리기 쉬운 유형이다. 주로 쇼파나 차량 뒷좌석같이 다인용 의자가 아닌 1인용 의자에 앉았을 때 발생하는 유형이며, 보통 알 낳는 바지 유형과 연계되어 발생한다. 아울러 자기 에어팟에 뒤통수를 맞게 되어 화가 두 배로 난다.

떨어진 곳에 그대로 위치하여 주인을 안심시키는 모습

 

이 유형은 딱딱한 바닥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떨어질 때 소리로 인해 주인이 알아차리기 매우 쉽다. 떨어진 후 에어팟 뚜껑이 열려있으면 전혀 문제 될 게 없지만 뚜껑이 닫혀있을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에어팟을 일정 높이 이상에서 떨어트릴 경우 거의 100%의 확률로 안쪽 유닛이 튀어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술자리나 식사 자리에서 상대방과 얘기를 하고 있을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떨어진 에어팟을 주울 때 무게감을 느끼기 쉽지 않고 뚜껑 안쪽을 확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필자도 술자리에서 안도감과 함께 에어팟을 주운 후 집에 갈 때 안쪽 유닛이 없어진 걸 알아차린 적이 있다.

어제 기억이 안 나... 유형

이 유형은 답이 없다. 위 두 유형이 복합적으로 발생했거나, 도둑맞았거나, 홧김에 집어던졌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유형이다.

영화 행오버 2 포스터

 

바로 술 먹고 잃어버리는 유형이다. 앞서 말한 두 유형은 자신의 기억을 쫓아 찾는 노력이라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술을 먹고 잃어버릴 경우 기억도 나지 않을뿐더러 아침에 깨질 것 같은 머리 때문에 찾을 의지도 현저히 낮아진다. 이 유형은 오히려 핸드폰이나 지갑이 아닌 에어팟을 잃어버린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은 필자가 두 번째로 많이 겪은 유형이며 이젠 술자리를 가질 경우 집이나 사무실에 에어팟을 두고 간다.

 

"잃어버린 에어팟을 찾을 방법은 없을까?"

 

 

잃어버린 에어팟을 찾으려고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은 있다. 바로 아이폰 "나의 찾기" 기능과 핸드폰 블루투스를 키고 잃어버렸을 법한 장소를 돌아다니는 방법이다. 하지만 너무나 안타깝게도 필자는 수없이 에이팟을 잃어버리며 아래 두 방법으로 에어팟을 찾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나의 찾기" 기능

"나의 찾기" 에어팟 항목 설명 중 (출처: 애플 공식 홈페이지)

 

이 글을 쓰며 실험 삼아 아이폰 "나의 찾기" 기능을 활용해 에어팟에 소리를 재생시켜 보았다. 케이스가 열려 있을 때는 소리가 재생되었지만 닫혀 있을 때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또한 에어팟의 상태가 "온라인"으로 표시되고 있음에도 위치는 확인할 수 없었다. 유닛을 잃어버렸다면 사용할 수도 있는 방법이지만 전체를 잃어버렸거나 케이스만 잃어버렸을 때는 사용하기 힘든 방법이다. 또한 누군가가 에어팟을 주워 리셋해버렸다면 소용없는 방법이다.

핸드폰 블루투스를 키고 돌아다니는 방법

필자가 에어팟을 잃어버렸을 때마다 사용한 방법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방법으로도 에어팟을 찾아본 적은 없다. 이 방법을 사용하여 에어팟을 찾으려면 많은 제약 조건이 따른다. 첫 번째로는 케이스가 열려있거나 에어팟 전체가 아닌 유닛을 잃어버려야 하고, 잃어버린 위치를 비교적 자세히 알아야 하며, 유닛의 배터리가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이 방법을 통해 에어팟을 찾았다면 당신은 매우 운이 좋은 사람이다.

"다음 에어팟에게 바라는 점"

 

 

에어팟은 작고 선이 없는 코드리스 이어폰이기 때문에 잃어버리기 매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분실 관련 기능이 더욱 강화되었으면 한다.

아이폰과 연결이 끊어진 애플워치 스크린샷

 

사진 12시 방향을 보면 빨간색으로 된 핸드폰과 연결이 끊어짐을 나타내는 아이콘이 보인다. 애플워치의 경우 아이폰과 연결이 끊어지면 이를 알려주는데 필자는 이 기능을 통해 분실할 뻔했던 아이폰을 찾은 적이 있다. 에어팟도 아이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되는데 케이스를 열 때, 케이스에서 한쪽 유닛을 뺏을 때, 뺀 한쪽 유닛을 귀에 넣었을 때, 양쪽 유닛을 귀에 넣었을 때 모두 아이폰에서 이를 감지할 수 있다. 이미 아이폰이 에어팟 각 유닛을 구분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음 에어팟은 케이스-아이폰, 유닛-아이폰, 유닛-유닛 간의 거리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거나 연결이 끊길 경우 이를 아이폰에 표시해 주는 기능이 업데이트되길 간절히 바란다.

 

 

"에어팟은 두 번 사기에는 너무 고민되는 이어폰"

 

 

에어팟의 가격은 에어팟 프로 기준 329,000원이다. 훨씬 저렴한 대체품도 많으며 코드리스가 아닌 선이 있는 이어폰까지 고려한다면 더 많은 대체품이 있다. 그만큼 한번 구매할 때 큰마음을 먹고 구매하게 되며 분실하여 똑같은 제품을 두 번 사기에는 구매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에어팟은 필자를 150만 원 이상 쓰게 할 정도로 정말 잘 만든 제품이니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 없이 구매하길 바란다. 당신이 이미 에어팟을 갖고 있다면 두 번 사기에는 더더욱 고민되는 제품이니 잃어버리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